단호박와 대추 롤(톈진 전통 대추 말이)의 완성된 요리 사진

단호박와 대추 롤(톈진 전통 대추 말이)

왜 ‘톈진 전통 대추 말이’라고 부르냐 하면, 제가 어렸을 때부터 늘 먹어온 그 맛, 바로 할머니가 언제나 만들어 주시던 그 대추 말이 그대로이기 때문이에요. 친정집에는 이런 풍습이 있었습니다. 춘절이 다가오면 어느 집이든 찜기가 풀가동되고, 만터우나 대추 말이, 팥소 찐빵, 쌀가루로 만든 찐 과자 등을 부지런히 만들어 두곤 했지요. 북방 사람들의 식탁에는 찐빵이나 교자, 면류 같은 밀가루 음식이 빠질 수 없습니다. 저는 할머니가 반죽하시는 옆에서 밀대를 잡고 반죽을 밀어 드리는 걸 무척 좋아했고, 그러다 보니 할머니의 손기술도 저절로 조금씩 익혀 가게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정말 요리를 잘하셔서 못 만드는 음식이 없을 정도였어요. 월병도 소를 바꿔 가며 여러 가지를 직접 만들어 드셨습니다. 그때 쓰던 조리 도구는 지금처럼 좋지 않았고, 완성품도 지금처럼 섬세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할머니의 솜씨는 단연 빼어났습니다。 이제 추억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단호박을 넣은 대추 롤 만드는 법으로 넘어가 볼게요. 마침 지금이 단호박이 맛있는 계절이라, 이번에는 반죽에 단호박 페이스트를 넣어 보았습니다. 이렇게 하면 반죽에 은은한 단호박의 단맛이 더해지고, 색감도 한층 예뻐집니다. 딸아이가 “엄마, 이런 전통 기술을 조금은 가르쳐 줘. 나중에 나도 혼자 만들 수 있게. 정말 편리하잖아.”라고 말하길래, 요리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대로 기록해 두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 레시피는 아주 간단해서 초보자에게도 좋기 때문에 누구나 금세 익혀 맛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재료

밀가루350 g
단호박200 g
드라이이스트3 g(추운 계절에는 4 g)
홍대추(대추)적당량

단계

1

단호박은 껍질을 벗기고 깨끗이 씻은 뒤, 부드러워질 때까지 쪄 줍니다. 그다음 믹서에 넣어 페이스트로 갈거나, 지퍼백에 넣고 밀대로 으깨 페이스트로 만들어 줍니다. 편한 방법을 사용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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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밀가루와 단호박 페이스트, 드라이이스트를 홈베이커리에 넣고 반죽 모드로 매끈한 반죽이 될 때까지 반죽합니다. 홈베이커리가 없다면, 큰 볼에 재료를 넣고 손으로 충분히 치대어 매끈한 반죽을 만들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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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만터우 표면을 매끈하게 만들고 싶다면, 반죽을 할 때 조금 더 정성 들여 오래 치대 주세요. 반죽이 부드럽고 매끈해지면, 글루텐을 안정시키기 위해 20분 정도 휴지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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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찐빵류 같이 찌는 빵을 만들 때, 저는 보통 1차 발효만 시킵니다. 반죽을 충분히 발효시킨 뒤에 성형하는 방식은 쓰지 않고, 휴지 후 바로 성형합니다. 휴지시킨 반죽의 무게는 대략 670 g 정도가 됩니다. 이를 약 85 g씩 8등분합니다. 크기는 자유롭게 조절해도 괜찮습니다. 이 수치는 어디까지나 참고용이에요. 완성품의 크기는 전적으로 취향에 맞게 결정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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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반죽 한 덩이를 떼어 둥글게 민 뒤, 얇게 원형으로 밀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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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반죽을 치대거나 휴지시키는 동안, 홍대추를 씻어 미지근한 물에 잠시 담가 둡니다. 사용 직전에 물기를 충분히 제거해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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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게 민 반죽의 절반 면에만 사진과 같이 홍대추를 고르게 흩뿌리듯 올립니다. 나머지 절반에는 대추를 올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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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를 올리지 않은 쪽 반죽을, 대추를 올린 쪽으로 접어서 대추를 사이에 끼워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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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처럼 그 위에 다시 한 번 홍대추를 고르게 흩뿌려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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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반죽의 절반을 반대편으로 접어 주세요. 이렇게 하면 생 대추 롤 모양이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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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씩 성형이 끝날 때마다 찜기의 찜판 위에 올려 덮개를 덮습니다. 동시에 냄비의 물 양도 확인해 둡니다. 모든 롤을 성형해 찜기에 가지런히 올렸으면, 불은 아직 켜지 말고 그대로 30~40분 정도 2차 발효를 시킵니다. 중요한 것은 상태를 살피는 것입니다. 반죽 크기가 대략 두 배 정도로 부풀어 오르면 불을 켭니다. 처음에는 센 불로 충분히 김을 올린 뒤, 중불로 줄여 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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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0분 정도 찐 뒤 불을 끄고, 뚜껑을 연 채로 바로 꺼내지 말고, 뚜껑을 덮은 상태에서 2분 정도 더 두었다가 열어 주세요. 분명 실망하지 않으실 거예요. 정성껏 만든 단호박 대추 롤이 완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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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6개를 찌는 동안 대추가 딱 떨어졌습니다. 대추를 다시 씻기가 조금 번거로워서, 남은 반죽으로는 작은 ‘고슴도치’ 모양 빵을 3개 만들어 봤어요. 꽤 귀엽지 않나요? 마음에 드신다면 꼭 한 번 따라 해 보세요. 단호박과 홍대추가 들어간 롤에 아침에는 두유나 우유를 곁들이면, 영양도 풍부하고 맛있는 아침 식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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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지역 풍습에서는 설날에 만터우나 대추 말이, 팥소 찐빵 등에 약간 붉은색을 더해, 축제의 의미를 담고 경사스러운 분위기를 나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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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팁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조언드릴게요. 이번에는 반죽을 할 때 물을 따로 넣지 않고, 단호박 페이스트만으로 반죽을 한 덩이로 뭉쳤습니다. 사용하시는 밀가루의 흡수력에 맞춰 반죽의 부드러움을 조절해 주세요. 성형해서 찌는 타입의 빵은 반죽을 너무 묽지 않게, 적당히 단단한 상태로 만드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만약 반죽이 너무 딱딱하다고 느껴지면, 반죽하면서 물을 조금씩 추가해 주세요. 단호박에는 수분이 많으니, 반죽이 너무 질어지면 밀가루를 더 넣어 조절하시면 됩니다. 이해가 안 되는 점이 있다면 댓글을 남겨 주세요. 확인하는 대로 답변드리겠습니다. 여러분 댁에서도 맛있는 대추 말이가 꼭 성공하시길 바라요. 참고로, 단호박을 전혀 넣지 않고 흰 밀가루만으로 심플한 대추 말이를 만들어도 괜찮습니다.